10.하브루타 실습 – 깊은 토론을 이끄는 좋은 질문 만들기(후편)

지난 유대인식 가정교육9에서는 좋은 질문 만들기 4가지 중에서 ‘사실에 관한 질문’과 ‘상상의 질문’에 관하여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나머지 ‘실천의 질문’과 ‘종합질문’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리가 평소 독서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물론 오락의 측면도 있겠지만 그 책을 통해서 교훈(배움)을 얻는 것, 이것이 독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민족’이라고 불리는 유대인에게는 책(특히 성경과 탈무드)은 그들에게는 삶의 지침서.

즉 그 소중한 책으로 인해서 깊은 삶의 지혜를 얻고자 태어난 것이 하브루타 공부법입니다.

유대인에게는 하브루타의 실천이란 ‘책을 통하여 인생의 교훈을 얻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이 높은 토론을 반복함으로써 그들은 유연한 사고를 가진 천재적인 두뇌와 독실한 신앙심을 만들어갑니다.

하브루타 실습3 : 실천의 질문

‘사실에 관한 질문’과 ‘상상의 질문’을 만드는데 익숙해졌다면 다음은 ‘실천의 질문’입니다.

하브루타에서 ‘실천의 질문’이란 바로 나 자신에게 적용시켜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지난 번과 같이 ‘아기 돼지 3형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네가 만약에 이 3마리 돼지 중에 한 명이라면 어떤 집을 지었을 것 같니?’

‘(책에 나오는 집 아니더라도)너라면 어떤 집을 만들어서 늑대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킬래?”

이 질문은 ‘만약에 주인공이 나였으면?’이라는 현재의 나로 포지션을 바꿔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자녀가 텍스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토대 위에서만 가능한 질문입니다.

독자적인 방법을 모색시키면서 ‘나였으면? 나에게 만약에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기면?’이라는 시뮬레이션을 머리 속에 그리게 됩니다.


이 ‘자신에게 입장을 바꿔 보는 시뮬레이션능력은 보다 깊은 토론을 이끌기 위해 필요 불가피한 질문입니다.

이러한 발상전환이 가능한 자녀로 성장하게 되면, 나중에 학교폭력문제나 정치인의 횡령사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 등을 자기자신의 문제로서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토대가 됩니다.

청소년 시절에 이러한 사사 문제로 부모, 친구와 깊은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의 질문훈련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학교교육은 ‘어떻게 하면 많은 지식을 축적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식은 축적만 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축적된 많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서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가 인생에 있어서 더 중요한 과제입니다.

자녀에게 ‘지식’ 전달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지식’을 ‘지혜’와 ‘지성’으로 변화시키고, 삶을 살아갈 방법을 교육해야 됩니다.

그러한 능력을 키우는 수법이 바로 이 ‘실천의 질문’입니다.

하브루타 실습4 : 종합 질문

종합 질문이란 텍스트(동화책, 교과서 등)을 통해서 얻은 ‘교훈, 지혜, 가치관, 시사점’에 대해서 서로 질문하여 토론하는 것입니다.

‘종합 질문’은 질문의 집대성 인만큼 높은 지능레벨이 요구됩니다.

구체적으로는 텍스트 내용자체를 평가, 판단하여 스스로의 견해를 제시하는 과정입니다.

이 최종단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어휘표현력, 의사소통능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경우, 대부분 ‘자녀는 이 텍스트의 교훈을 아마 이해 하고 있지 못 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해, 일방적으로 가치관이나 교훈을 제시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은 때로는 어른이 상상도 못하는 기발한 의견을 제시해 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저희 집 아이들의 발언에 몇 번이나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교재, 동호책, 학교 교과서에는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 ‘이 이야기의 교훈, 지혜’가 잘 정리되어서 기재되어 있죠.

그러나 교훈이나 지혜를 어른들 시선으로 정리 하고 끝내버리면 자녀의 상상력은 그 이상으로 발휘되기가 어렵습니다.

텍스트내용을 통해서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깨달았는지는 각양각색.

자녀가 스스로의 말로, 생각했던 것을, 느꼈던 것을 자유롭게 발언하는 경험은 다음의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갑니다.

우리 집에서 진행한 아기돼지 3형제를 이용한 종합 질문의 하브루타를 소개하겠습니다. (당시 7살, 5살)

  • 왜 3마리가 따로따로 집을 짓고 살아가려고 했을까?
  • 처음부터 일을 잘하는 셋째의 지혜를 듣고 다 같이 튼튼한 집을 지었으면 늑대의 습격을 두 번이나 안 받아도 되었을덴데..
  • 다 같이 만들어서 다 같이 살았으면 좀 더 편했을 것 같다.
  • 처음에 만들 때는 힘들더라도 앞으로 계속해서 편안하게 안전하게 사는 것을 생각하면 나(7살 딸)였으면 세 번째 집을 지었을 것 같다.
  • 왜 같은 부모 돼지로부터 이렇게 성격이 전혀 다른 돼지들이 태어났을까?
  • 늑대의 습격으로 인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단결함으로써 이길 수 있었다.
  • 우리 남매도 서로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도 다 다르다. 그렇지만 한 집에 사는 가족으로서 서로 인정하고 잘하는 것을 칭찬하면서 사이 좋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습니까?

부모는 질문을 던지고 좋은 토론이 되도록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녀들은 ‘동화책 한 권을 통해서 얻은 나만의 교훈을, 나 자신의 말로 표현을 한다’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제시하는 교훈이나 지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단계인 ‘너만이 갖는 다른 견해, 의견을 들려 줘’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봅시다.

이러한 발상력의 훈련이야말로 ‘유대인식 하브루타 공부법’의 최대 매력입니다.

좋은 질문 만들기란…

지난 기사에 이어 오늘은 깊은 토론을 위한 좋은 질문 만들기 팁을 소개했습니다.

질문 만들기에 관해서는 여기서 소개한 순서를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녀의나이나 이해수준에 맞춰서 임기응변으로 질문의 단계를 조절해 봅시다.

하브루타 공부법을 시작해보고 싶지만 어떻게, 무엇으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분은 이 질문 4가지를 의식하면서 시작해 보시면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자신이 질문 만들기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질문을 만드는 습관은 평소부터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과도 연결이 됩니다.

만든 질문에 대해서 부모 스스로가 그 답을 생각해보고, 다음에는 자녀(혹은 어른끼리)에게 질문을 해보고, 서로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이렇게 점점 ‘깊이 대화를 하는 사이클’을 본인의 일상생활에 도입시켜 봅니다.
하브루타 공부법은 정답이 있는 질문토론이 아닙니다.

토론자체를 즐기고 그 과정을 통해서 짝끼리 각자의 지혜를 모으고, 생각을 융합시키면서 보다 나은 해답을 찾아가는 것.

하브루타는 그러기 위한 수단입니다.

대화 속에서 반드시 혼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유대인식교육10.정리

하브루타 공부법 실천편 전편, 후편 기사는 어떠셨어요?

먼저 부모인 우리 자신이 질문 만들기와 대화를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책을 읽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독서하는 습관을 만들자’라는 말이 있죠.

질문을 잘하는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먼저 부모가 열심히 질문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 줍시다.

하브루타 공부법을 알고 보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면 되니까) 1원도 안 드는 영재교육입니다!

게다가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부부간에서 이러한 깊은 대화 습관을 만드는 것은 가족간의 친밀도 또한 향상시킵니다.

‘배움이란 달콤하고 즐거운 것’


이 말은 유대인이라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관입니다.

자녀가 어릴 때야말로, 부모로 인해서 심어줄 수 있는 이러한 가치관을 하브루타 공부법을 통해서 선물해 주십시오.

다음은 하브루타 실천편, 일상대화를 소개하겠습니다.